도시
이제는 전 세계에서 도시가 아닌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나는 도시에서 태어나서 도시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지금도 계속 도시에서 살고 있다. 누군가는 도시가 정말 좋다고 하고, 누군가는 도시가 정말 싫다고 한다. 오늘 스터디를 하다가 사람들이 망하면 큰 도시로 이동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 해준 스터디 리더의 말에 이동하의 <장난감 도시>가 떠올랐다. 고등학교 때 국어 모의고사 문제를 풀다가 알게된 이 작품의 내용이 아직까지 기억이 날정도로 너무 슬픈 작품이었다. 고등학교 때 워낙 많은 문학작품을 읽고 배우기 때문에 염상섭의 <삼대>나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같이 누구나 한 번 쯤 들어보고, 내용을 알고 있는 작품들에 비해 이동하의 <장난감 도시>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장난감 도시>에서 시골에 살고있던 주인공 '나'의 불행은 도시로의 이사로부터 시작된다. 시골에서 삼촌을 찾으러온 순경과 사내들이 집을 뒤집어 놓고 간 뒤, 도시로 이사하게된 주인공 가족은 궁핍한 생활로 인해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다 아버지는 감옥에 가게 되고, 어머니는 병으로 죽게된다. 돈이 없어 누나와 함께 교회에서 음식을 얻어먹고, 누나는 공장을 가고 주인공은 구두닦이 일을 하게된다. 도시로 이사한 직후부터 주인공에게 연달아 고통만을 주었던 사건들은 고작 초등학교 4학년의 어린아이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시골 학교 선생님이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울어버리면, 세상에 되는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어.'라고 주인공에게 이야기해준 뒤로, 주인공은 함부로 울거나 웃지 않는다. 아버지가 감옥에 갔을 때도, 어머니의 유골을 강에 뿌리는 날도 울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어린 주인공이 견딘 너무나 큰 사건들에 가슴이 아팠다. 이 소설의 배경인 전후 시대의 도시는 당연히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시대의 도시와는 매우 달랐을 것이다. 모든 것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에 맞추어 살아가야하는 사람들에게 도시는 너무나 무겁고, 크고, 힘든 곳이었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문물들이 도시에 가득했어도 주인공에게 불행만 남겨주고, 가족의 해체를 만들어준 도시는 주인공에게는 지옥의 공간일 것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느끼는데, 도시라는 것이 개인 각각에게 모두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참 당연하기도 하고, 발전되어서 좋아보이는 것이 마냥 모두에게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나에게 있어서 도시란 늘 자극을 주는 공간이다. 내가 자라왔던 작은 도시에서 더 큰 도시인 서울로 오고 싶어서 나는 학창시절 공부를 하였고, 앞으로는 더 큰 나라의 도시에 가서 살 예정이다. 그리고 나는 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바쁘면서도 활기찬 모습들이 정말 좋다. 나도 그 사람들 중의 하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한다. 또 도시에는 새로운 것들이 들어오고 그것에 맞추어 변화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런 도시의 변화가 좋고, 화려함이 좋다. 도시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도시에 원래 살고 있던 사람들이 있고, 또 자신의 꿈을 위해서 도시로 오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려는 사람들이 모이면 발전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곳에 내가 있으면 좋겠고 그곳에서 나또한 꿈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